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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블로그

나와 6년을 함께한 달팽이 본문

달팽이

나와 6년을 함께한 달팽이

달팽사부 2021. 1. 16. 09:53

약 6년 전, 2015년에 길바닥에서 한 달팽이를 주운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프리카 왕달팽이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고,

 

그냥 평소 보던 달팽이보다 약간 큰 달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뒤져보니 흔히 식용달팽이로 쓰이는 백와달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게 길바닥에서 죽을 뻔 했던 백와달팽이 '백이'는 저의 삶에 녹아들었습니다.

 

달팽이 사료를 구매하고, 먹지도 않던 채소를 사고.

 

백이에 대한 관심은 달팽이라는 생명체 전체로 확대되었습니다.

 

백와달팽이의 학명이 achatina fulica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다른 달팽이나 생물들도 계속해서 들였지만,

 

백이에 대한 관심이 줄진 않았습니다.

 

언제나 조용히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 생각에 잠기곤 했죠.

 

그러다 문득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얘가 많이 늙었구나..."

 

백이의 등은 5년을 지내는 동안 생긴 수많은 상처와 벗겨진 껍데기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백이는 그리 쉽게 제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가끔 건강이 안 좋아질 때도 있었지만, 늘 그랬듯이 조용히

 

돌아다닐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백이는 6살을 채웠습니다.

 

제가 처음 키운 달팽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6년을 함께해준 것입니다.

 

 

백이는 제가 키운 달팽이 중 가장 특별한 달팽이입니다.

 

단순히 오래 키운 달팽이나 가장 큰 달팽이라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달팽이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해 주고 알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백이와 오래도록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가능한 오래.